대구vs광저우 포레스트 아레나 AFC직관 후기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AFC에 진출하게 된 대구. AFC대명의 첫홈경기 상대는 AFC 2회우승과 슈퍼리그 6년 연속 우승팀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였다. 아시아 탑클래스의 팀이다. 하지만 결과는 3-1로 대구의 승리! 포레스트 아레나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경기 직후 네이버 축구카테고리는 대구의 기사로 도배되었고, 대구를 찬양하는 K리그 팬들의 응원댓글이 쏟아졌다. 하.. 대구사람이란게 이렇게 뿌듯한 적이 있었을까?



포레스트 아레나 첫 직관



포레스트 아레나(DGB대구은행 파크)의 첫인상은 깔끔하고 예뻤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의 웅장한 모습만 보다가 12000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에 오니 낯설긴 했지만, 기대감과 설레이는 마음이 더 컸다. 일찍 도착했음에도 주차장을 가득차 있었다. (게다가 주차비를 받는다ㅜㅜ)



그라운드와 매우 가까운(7m) 경기장이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비해 소지품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었다. 게다가 매점에서 물을 사면 뚜껑을 까고 준다. 뚜껑을 경기장으로 던질까봐.



AFC티켓. 무려 15000원. 타 팀들은 가격이 4만원대라고 한다. 흥행을 위한 대구FC의 할인정책이다.



축구전용경기장은 처음이라 너무나 가까운 위치에 놀랐다. 1층에서 보면 선수들의 말소리도 들리고 땀흘리는 것까지 보일 정도. 잔디하나하나 그리고 잔디 아래 흙까지 보인다. 이런 구장에서 프로선수들이 뛰는 것을 볼 수 있다니.. 감격. 새삼 유럽축구직관을 가면 얼마나 끝내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리 입장해있던 광저우에버그란데의 서포터즈들. 축구도 응원하고 관광도 하고 간다고 한다. AFC에 진출하니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ㅋㅋ



1층 맨뒷줄로 예매를 하면 안보일 것 같아서 2층 맨앞줄로 표를 끊었는데, 다음부터는 1층에 자리가비면 무조건 1층으로 가야겠다. 좌석별 각도가 상당히 가파라서 앞사람 때문에 잘 안보이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2층 맨 앞줄은 난간 때문에 시야가 가려진다.


그리고 대구FC가 야심차게 준비한 알루미늄바닥. 유럽경기장들은 이렇게 좌석바닥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서 건축비도 줄이고 응원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그것을 벤치마킹했다. 밑에서 보면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데, 튼튼하고 응원할때는 마치 경기장 안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다.



아직 준비가 안된건지.. 아님 원래 이런건지.. 상당히 허접한 매점의 모습. 앞서 말했듯이 물은 뚜껑을 아예 까고 준다.



스탠딩좌석은 AFC에서 허용을 안해줘서 현수막으로 대체! 그 옆에는 대구FC 서포터들의 자리잡았다.



몸을 풀고 있는 조현우 선수. 실제로 보니 키가 상당히 컸고 덩치도 좋았다.



몸을 풀고 있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선수들. 한때 엄청난 선수였던 가오린의 모습이 보인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는 바로 파울리뉴. 지난시간에 바르샤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던 선수다. 아니 왜 중국으로 돌아온거야. 몸을 풀때도 설렁설렁하더니 경기에서도 그리 빡세게 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몸이 안좋은가, 아님 대구 수비가 엄청 잘하는건가ㅋㅋ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에 경기시작 휘슬이 울렸다. 추워죽는줄ㅠㅠ...



포레스트 아레나(대구DGB파크)의 단점



잘보이는 자리를 잡으려고 예매를 빨리했다. 2층 맨앞줄. 그런데 아마도 최악의 자리인듯하다. 앞에 난간때문에 시야기 좀 답답했다. 앞으로 몸을 쭉 빼서 난간사이로 빼꼼히 경기장을 봐야만 했다. 다음에 직관을 온다면 1층 맨뒷줄이나(서서볼 수 있으니) 경기장 꼭대기쪽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아예 예매 열리자마자 본부석쪽으로 자리를 잡던가. 본부석쪽은 선수들의 입장하는 것과 감독들의 액션까지 볼 수 있다. 칸나바로(광저우 감독)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



난간 사이로 열심히 관람중인 친구들ㅋㅋ



그리고 또 하나의 복병이 있었다. 2층 맨 앞열에 바로 밑에는 장애인석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 곳에 사람들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장애인석 티켓을 끊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난간앞에 서서 경기를 보는데, 시야가 다 가려졌다. 스탭이 아무리 말해도 그 순간만 뒤로 물러날 뿐 듣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아무리 말해도 새로운 사람들이 자꾸 오니... 결국 우리는 맨 꼭대기로 가서 서서 경기를 보았다. 이건 진짜 경기장쪽에서 통제라인을 만들던지 해서 개선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석에 서서보는 사람들 때문에 오른쪽 사이드라인은 아예 안보인다.



결국 후반전은 꼭대기로... 사진은 선수들이 굉장히 작게 나왔지만, 실제로 보면 경기장 전체를 생생하게 볼 수가 있다. 직관와서 느낀건, 각 자리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 다음에 올 때는 서포터즈 석 쪽으로 예매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대구DGB파크의 치명적인 문제점. 매점에 소떡소떡이 파는데, 소스가 없다. 이건 뭐.... 아니 소스가 없는 소떡을 먹어야 된다니. 근데, 이걸 미리 알려준게 아니라 계산을 하고나서 음식을 받으러가니 알게되었다. 하... 확실히 작은 부분들에서 개선할 것들이 많다. 소스없는 소떡은 너무 하잖아ㅠㅠ



대구FC는 아시아 최강팀을 상대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 주었고, 알루미늄바닥을 발로 동동 구르며 모든 관객들의 흥을 돋우는 대구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 국내 어느 구장에서도 느끼지 못할 포레스트아레나의 천둥응원!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와도 좋을 것 같다.


대구FC의 역대급 경기력



가오린과 파울리뉴가 버티고 있는 광저우를 질식수비로 제압하고 정교한 역습으로 베어버렸다. 지난시즌 후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리더니 기어코 일을 낸 대구FC. 특히 김대원,세징야,에드가의 삼각편대는 유럽축구에서나 볼법한 환상적인 패스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두번째 패스플레이 진짜.... 전율.. 12000명의 팬들앞에서 큰 기쁨을 선사했다. 경기가 끝나고 목이 쉰 사람들이 대거 속출했을 것이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선수들. 멋지다!



그리고 서포터석앞에서 세레모니. 이거 지켜보는데 뭔가 울컥하더라ㅋㅋ 대구가 사실 그리 인기 팀이 아니었는데, 한결같이 응원해준 서포터즈들은 정말 기뻤을 것 같다.



선수들과 기념사진까지 찰칵! 대박.. 다음에는 꼭 저쪽 자리로 예매한다ㅋㅋㅋ



일부 몰지각한 관중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회수하며 직관종료!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 직관 후기 총평


매점메뉴나 시야, 자리선정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선수들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전용경기장의 매력을 200%느낄 수 있는 구장. 그리고 알루미늄 바닥으로 서포터들 뿐만아니라 모든 팬들이 응원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정말 좋았다. 다시 오겠냐고 묻는다면, YES!! (참고로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한 번 직관 갔다가 다시는 안갔다)


친구들과 앞으로 기회가 되면 꾸준히 직관오기로 다짐(?!)을 했다. 삼성라이온즈가 라팍으로 떠나고 비실비실하더니, 그 자리를 꿰차고 온 대구FC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활실히 터가 좋은가보다. 풍수지리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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